잔소리 바느질 일기
2009.03.24 19:19 Edit
스몰샵에서 판매하는 패턴의 그레이딩 작업.
예전에는 직접 했었지만
많은 사이즈를 한장에 넣기위해
요즘은 그레이딩업체에 맡겨서 작업을 한다.
성인복과 아동복을 각각 다른 곳에서 작업하는데
하면할수록 두군데가 작업스타일이 차~암 다르단 생각.
그중에서 아동복을 그레이딩하는 곳.
그곳은 오랜세월 아동복만 전문으로 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곳.
성인복 그레이딩해주시는 분은 패턴을 맡기면
단순히 그레이딩만 해주시는 반면,
아동복 그레이딩하는 분은 패턴을 한번도 그냥 받아주신 적이 없다.
내가 그려간 패턴을 꼼꼼히 보고 또 보면서
언제나 잔소리가 한바가지.- -;;
잔소리의 내용은 주로
내가 잘모르는 실무에 관계된 것이다.
지난 스몰샵에서 판매했던 배기룩원피스패턴.
같은 디자인인데 성인복 그레이딩 맡길때는
아무 소리를 안들었건만
아동복그레이딩을 맡기니 주머니패턴을 왜 이렇게 그렸냐고 하신다.
주머니를 그렇게 그리면 재봉이 번거롭다고.
그래서 주머니속이 성인옷이랑 아동복이랑 달라졌다.
그리고 뒤트임.
처음엔 트임을 바이어스로 처리할거니까
그냥 트임길이만 표시해갔는데
안단이 있는 디자인인데 바이어스로 처리할 경우,
재봉을 할때 손이 많이 가고
재봉사가 손이 익지 않을 경우 완성도에 차이가 많이 난다고
트임부분을 U자 형으로 해서 안단과 함께 박도록 하는게 낫다고...
"대체 왜 이렇게 했대요? 알수가 없네.."
잔소리를 한 바가지 들었다.
처음에는 그 잔소리가 넘 부담스러워서
아예 아동복 패턴은 잘 안 만들게 됐었는데
요즘 생각을 조금 달리하게 되었다.
실무에 대한 걸 알수가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
그 잔소리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
그리고 그 잔소리로 인해
그동안 몰랐던걸 참 많이 배우게 됐다는걸 문득 깨달았다.
먹기싫지만 건강해지려면
참고 먹어야 하는 가루약처럼,
듣기 싫지만 내게 피가되고 살이 된다면 참고 들어야 할 잔소리.
에휴...그래도 이 나이에 남 잔소리 듣는건 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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