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닭이 되어 가고 있어...- -;; 바느질 일기




배송을 어느정도 마무리 하고 정신수양을 위해
초간단 가방 하나를 만든다.
간만에 조신모드로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친정엄마 전화가 왔다.
예전에 엄마와의 통화라면 지극히 일상적인것.
밥 먹었냐, 애는 잘있냐 등등..
근데 요즘들어 친정 엄마와의 통화내용은 주로
'니 언니가 이랬어,너가 전화해서 한마디 좀 해줘.' 라거나
'니 동생한테 아무리 말해도 안들어, 너가 전화해서 어떻게 해봐'
하는 것들이다.
아... 내가 뭔 조폭이냐? ..... 하면서
또 동생에게 전화해서 어름장 놓고 있는 난 또 뭐냐? - -;;

예전, 스물전후의 나.
초고수 레벨의 내숭을 구사했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말도 별로 없고,
어쩌다 한마디 해도 아주 작은 소리로 몇마디 필요한 말만.
먼저 나서는 법도 절대로 없고
누구에게 얼굴 붉혀 화낸 적도 몇번 안되고
언성을 높이는 일도 없었다.
언제나 조용 조용...
그러면서도 여자후배에겐 매서운 눈초리를 날려주시고
남자후배에겐 언제나 착한 미소를 보내줬다.

그 때문에, 결혼하고 몇해후
남편과 함께 속해있던 모임의 선후배들이랑
만난 자리에서 남편에게 성질내는 내 모습에
남자후배하나가 "형은 심청이를 델구 가서 뺑덕어멈을 만들어 왔어요"
하며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남편을 째려 보았다는...

근데.. 예전의 그 내숭 100단은 이제 기억에도 없고
나, 날이 갈수록 쌈닭이 되어 가고 있다.
원단땜에 전화하면서도 처음엔 네네넹~ 하다가 어느 순간에
어금니 악문 목소리로 "아,진짜 돌아버립니다아~!?" 하고 있고
운전을 하다가도 여차하면 창문 열곤
"아 아자씨야, 눈이 있음 신호를 보셔!" 소리 지르고
냅다 도망가는 반 사이코 적인 행동도 아주 자주 해버린다.
남편의 "요즘 당신보면 무서워" 말이 아니더라도
나 완전 K1에 내놔도 한몫할 쌈 닭이 되어 가고 있다.

예전에 친구랑 아이들이랑 택시를 탔었는데
운전기사아저씨께서 아이들이 많이 탔다고 타는 순간부터 화를 내셔서
앞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기사아저씨 오늘 기분이 안좋으신가봐요'
한마디 한 죄로 내릴때까지 아저씨의 화를 다 참아낸적이 있었는데
그때 차에서 내려서 친구에게 물었었다.
"왜 그냥 참고 있었어? "
"음... 내가 아저씨랑 싸우면 너가 거들런지 어떨건지 생각해봤거든?
근데 너 못거들거 같더라구.. 그래서 그냥 참았지 뭐..."

그 친구 지금의 나를 본다면 아저씨랑 경찰서 갈때까지 싸우자고 덤빌것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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