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닭이 되어 가고 있어...- -;; 바느질 일기
2006.05.10 10:38 Edit
배송을 어느정도 마무리 하고 정신수양을 위해
초간단 가방 하나를 만든다.
간만에 조신모드로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친정엄마 전화가 왔다.
예전에 엄마와의 통화라면 지극히 일상적인것.
밥 먹었냐, 애는 잘있냐 등등..
근데 요즘들어 친정 엄마와의 통화내용은 주로
'니 언니가 이랬어,너가 전화해서 한마디 좀 해줘.' 라거나
'니 동생한테 아무리 말해도 안들어, 너가 전화해서 어떻게 해봐'
하는 것들이다.
아... 내가 뭔 조폭이냐? ..... 하면서
또 동생에게 전화해서 어름장 놓고 있는 난 또 뭐냐? - -;;
예전, 스물전후의 나.
초고수 레벨의 내숭을 구사했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말도 별로 없고,
어쩌다 한마디 해도 아주 작은 소리로 몇마디 필요한 말만.
먼저 나서는 법도 절대로 없고
누구에게 얼굴 붉혀 화낸 적도 몇번 안되고
언성을 높이는 일도 없었다.
언제나 조용 조용...
그러면서도 여자후배에겐 매서운 눈초리를 날려주시고
남자후배에겐 언제나 착한 미소를 보내줬다.
그 때문에, 결혼하고 몇해후
남편과 함께 속해있던 모임의 선후배들이랑
만난 자리에서 남편에게 성질내는 내 모습에
남자후배하나가 "형은 심청이를 델구 가서 뺑덕어멈을 만들어 왔어요"
하며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남편을 째려 보았다는...
근데.. 예전의 그 내숭 100단은 이제 기억에도 없고
나, 날이 갈수록 쌈닭이 되어 가고 있다.
원단땜에 전화하면서도 처음엔 네네넹~ 하다가 어느 순간에
어금니 악문 목소리로 "아,진짜 돌아버립니다아~!?" 하고 있고
운전을 하다가도 여차하면 창문 열곤
"아 아자씨야, 눈이 있음 신호를 보셔!" 소리 지르고
냅다 도망가는 반 사이코 적인 행동도 아주 자주 해버린다.
남편의 "요즘 당신보면 무서워" 말이 아니더라도
나 완전 K1에 내놔도 한몫할 쌈 닭이 되어 가고 있다.
예전에 친구랑 아이들이랑 택시를 탔었는데
운전기사아저씨께서 아이들이 많이 탔다고 타는 순간부터 화를 내셔서
앞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기사아저씨 오늘 기분이 안좋으신가봐요'
한마디 한 죄로 내릴때까지 아저씨의 화를 다 참아낸적이 있었는데
그때 차에서 내려서 친구에게 물었었다.
"왜 그냥 참고 있었어? "
"음... 내가 아저씨랑 싸우면 너가 거들런지 어떨건지 생각해봤거든?
근데 너 못거들거 같더라구.. 그래서 그냥 참았지 뭐..."
그 친구 지금의 나를 본다면 아저씨랑 경찰서 갈때까지 싸우자고 덤빌것인데...- -;;
Comments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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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 놓고 하는 입바른 소리가 늘어가는게 아줌마의 연륜이요 경륜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줌마를 제 3의 성으로 치부해 버리지만 덕분에 세상이 기울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제부터인지 조이님이 말씀하시는 쌈닭이 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우울해하곤 합니다. 그러나 다음 순간 힘 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 못 참죠......
넘 거창해졌네요. 다른 분들도 모든 그러헌 행동의 이유를 따진다면 근본이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맘에 안드는 세상의 뭇 인간들과 그들의 소행을 성질 좀 내면서 바로 잡아야죠? ㅎㅎ -
아직 결혼3년차이지만..저두 차츰차츰 쌈닭(?)이 되어가고있답니다..
어제는 2월말쯤에 보세가게에서산 소가죽가방을 3월에 후크가 고장이나 A/S맡겼는데..
중간에 이래저래 일이틀어져..결국 저번주말쯤(거의 한달하고 열흘만에..)에 받는날이였는데 다시전화와서는
물건을 부산에서 해오는데 A/S는 서울에서한다.근데 서울서 이상없는 물건인줄알고 다시 부산에 보냈다....OTL 좀더 기다려달라....
그래서 마구 따졌죠..세상에 이렇게 A/S오래걸리는데는 첨봤다.이렇게 오래걸릴줄 알았으면
사지도않았다..그냥 교환해달라...돈도 한두푼도아니고..계절다가겠다는둥 ...언성을 높이니 ..원래 않되는데 바꿔주겠다고 그러더라구요.그래서 어제 다른가방으로 바꿔왔잖아요^^;;
저 원래 이런스탈아닌데..주부가 되고 아이엄마가되어보니 그냥 암말안하고 있으면
손해볼일이 너무 많은거예요.
식당에서나 쇼핑할때나..가끔 이러는 저를 보고 울신랑은..."무섭다.."라고 합니다.
그래도 전 이렇게 변한 내 모습이 가끔 뿌듯하기도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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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넘웃겨요~~~저도 싫은소리 못하는 성격에 눈치느리고, 느긋하고, 소심하고,말별로없고...A형에.. 남의 으견은 거의 수긍하는..그렇게 살다보니..한때, 지조없다는 소리까지 듣고..그렇게 행동하니까 주의에서는 나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생기는거 같죠..그래서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ㅋㅋㅋ 화 한번안낼사람취급을 한답니다..아직까지..그러나!! 결혼하고 아들,딸이생기고부터는...목소리가 커지더니...화도 잘내고..표현도 하며 산답니다..그러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고...산후우울증이니, 육아스트레스니..이런것에서 많이 자유로운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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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이도 언젠가부터 저를 쌈닭으로 압니다. 딸아이는 자기가 공주인줄 아는데..수행하는 시녀(!)가 걸핏하면 싸워서 자신이 계속 우아할 수 없으니..짜증이 나나 봅니다. 저는 주로 애때문에 싸웁니다. 마트에서 카트로 애 옆을 확 지나가서 다칠뻔 했는데 사과 한마디 없다거나, 좁은 길에서 차 지나가는 옆을 앞에서 오던 여자가 저희 애를 차 옆으로 밀치면서 저는 안전한 안쪽길로 갈때..길에서 이 악물고 싸웠습니다. 딸은 싸운 이유 불문하고 여전히 그런 엄마가 마뜩찮은 눈치지만..저는 말합니다. "아무리 약한 짐승도.. 새끼 딸린 어미는 함부로 건드리는게 아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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